넷플릭스가 한국 내 계정 공유 이용자에 대한 단속을 본격화하면서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계에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최근 일부 사용자에게 ‘앞으로 2주 동안만 시청이 가능하다’는 안내와 함께 계정 사용 제한 조치를 통보하며 본격적인 단속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넷플릭스는 한 계정으로 여러 명이 동시에 접속해 사용하는 ‘계정 공유’ 관행을 차단하기 위해, 동일한 인터넷 주소(IP)를 사용하지 않는 가족 간에도 계정 공유를 제한하고 있다. 이 같은 조치는 국내 시장에서 넷플릭스의 독보적인 입지를 바탕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넷플릭스는 지난 1월 말, 일부 사용자에게 임시 접속 코드를 발송했다. 이 코드를 받은 이용자는 14일간만 넷플릭스를 이용할 수 있으며, 이후에도 서비스를 지속해서 이용하려면 ‘넷플릭스를 주로 시청하는 가구’의 와이파이에 접속해야 한다. 넷플릭스가 정의하는 ‘이용 가구’는 TV와 같은 주요 기기가 위치한 장소이며, 계정 공유를 원할 경우 해당 장소의 와이파이에 접속해 가족임을 인증해야 한다.
신민수 한양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넷플릭스가 콘텐츠 확보와 가입자 기반 확대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판단 아래 이 같은 단속 정책을 강행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계정 공유를 막는 정책이 도입됐음에도 넷플릭스의 국내 시장 성장세는 꺾이지 않고 있다. 빅데이터 분석 업체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국내 넷플릭스 앱 신규 설치 수는 약 27만 건이었으나, 계정 공유 단속이 시작된 11월에는 약 38만 건, 12월에는 40만 건을 넘어서며 증가세를 보였다. 이는 계정 공유 유료화 외에도 저렴한 광고 요금제가 이용자 유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또한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넷플릭스의 국내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약 1300만 명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이용자 이탈 우려와는 반대의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넷플릭스의 독주가 국내 OTT 생태계에 긍정적인 영향만 주는 것은 아니라는 우려도 나온다. 신 교수는 “국내 OTT 시장에서 소비자들의 지출 여력이 제한적인 상황이라 전체 시장을 키우기는 어렵다”며, “특정 기업이 시장을 독점할수록 다양한 콘텐츠 제작 환경을 저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넷플릭스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국내 스트리밍 수익은 7732억 원으로, 2021년의 6507억 원 대비 약 19% 증가했다. 그러나 이 가운데 약 80%에 달하는 6507억 원이 미국 본사로 이전됐으며, 국내에 납부된 법인세는 33억 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넷플릭스의 이 같은 움직임은 강력한 콘텐츠와 브랜드 파워를 바탕으로 한 국내 시장 지배력을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로 인해 국내 OTT 업계 전반의 경쟁력과 다양성이 위축될 가능성에 대한 논의도 함께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