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요 시중은행들은 ATM에서 통장이나 카드 없이 입금할 수 있는 한도를 기존 100만원에서 50만원으로 축소하고 있다. 이는 보이스피싱과 같은 금융 범죄를 예방하고 피해 규모를 줄이기 위한 조치로, 실명 확인 없이 이루어지는 거래의 위험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시행되고 있다.
ATM 무통장 입금 한도 변화
금융업계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10월 23일부터 ATM 무통장 및 무카드 입금 한도를 1회당 100만원에서 50만원으로 줄였으며, 하루 한도는 100만원으로 제한했다. 무통장 거래란, 통장이나 카드를 사용하지 않고 ATM에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해 현금을 계좌에 입금하는 방식이다. 이와 더불어, 수취 계좌별 1일 입금 한도도 300만원으로 제한되었으며, 이를 통해 ‘쪼개기 송금’을 방지하고자 하는 목적도 있다. 예를 들어, 하루에 6번까지 50만원씩 나누어 송금할 수 있도록 한도 조정이 이루어졌다.
타 은행의 동향
이와 같은 변화는 KB국민은행만이 아닌 다른 은행들도 빠르게 도입하고 있다. NH농협은행은 10월 28일부터, 하나은행은 10월 29일부터 한도 변경을 시행하였으며, 신한은행은 30일부터 같은 조치를 취했다. 우리은행 또한 11월 3일부터 ATM 무통장 입금 한도를 축소할 계획이다.
보이스피싱 대응 방안의 일환
이러한 변화는 금융당국이 보이스피싱 대응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한 정책의 일환이다. 2023년 9월, 정부는 금융위원회와 함께 보이스피싱 근절을 목표로 한 대책을 발표했으며, 그 일환으로 ATM에서 실명이 확인되지 않는 무통장 입금 한도를 줄이는 방안이 포함되었다. 보이스피싱 범죄 조직이 통장이나 카드를 사용하지 않고 ATM을 통해 자금을 송금하는 방식이 악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ATM을 통한 무통장 입금은 1회 한도가 100만원으로 제한되어 있었지만, 하루에 여러 차례 입금이 가능했던 점을 악용하여 범죄에 활용되는 경우가 빈번했다. 이에 따라 보이스피싱 범죄를 억제하기 위해 수취 한도와 입금 한도를 함께 제한하게 되었다.
무통장 입금 한도 축소의 영향
이번 ATM 무통장 입금 한도 축소는 카드나 통장을 사용한 거래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비대면 채널이나 영업점에서 이루어지는 송금 및 입금은 기존과 동일하게 사용할 수 있다. 따라서 대부분의 고객들에게는 큰 불편을 초래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 관계자는 “비대면 거래가 늘어남에 따라 ATM 무통장 입금 거래는 줄어드는 추세여서, 한도 축소로 인한 고객 불편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번 조치를 통해 ATM을 통한 무매체 거래의 범죄 악용 가능성을 줄이고, 금융 거래의 안전성을 한층 더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